‘샤넬’의 갤러리아 영업중단과 재개를 두고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명품 브랜드의 과도한 갑질이라는 입장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명품 앞에서 호구가 된 국내 백화점의 태도를 지적하고 있다.
업계에 의하면 ‘샤넬’은 지난 달 28일 갤러리아 명품관 영업을 중단했다. 이유는 ‘구찌’의 팝업스토어가 매장의 가시성을 훼손한다는 것 때문이다.
협상 과정에서 갤러리아측이 ‘샤넬’의 입장 보다는 ‘구찌’ 팝업스토어의 편을 들었기 때문에 ‘샤넬’이 협상을 중단하고 일방적으로 영업중단을 통보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어 ‘샤넬’은 지난 16일부터 갤러리아 명품관 영업을 재개했다. 영업 중단 20일 만이다. ‘구찌’의 팝업스토어가 끝났고 새로운 시즌 상품이 들어왔기 때문이라는 게 ‘샤넬’측의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갤러리아백화점은 호갱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물론 영업 중단과 재개 과정에서 갤러리아측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겠지만 결국 중단과 재개 모두 ‘샤넬’의 몫으로 끝이 났다.
패션시장에서 갑중의 갑으로 분류되는 백화점이 이렇게 명품 브랜드 앞에서 작아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매출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샤넬’의 갤러리아 명품관 매출은 하루 평균 10억원 안팎이라고 전해진다. 웬만한 브랜드의 백화점 1년치 매출이 ‘샤넬’ 매장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백화점이 작아질 수밖에..
그런데 영업 중단에 따른 매출 축소는 백화점 뿐 아니라 명품 브랜드 모두에게 적용된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는 백화점이 무릎을 꿇은 것처럼 느껴진다.
여기에는 힘의 논리가 자리한다. ‘샤넬’은 갤러리아가 아니더라도 다른 선택지가 있다. 현대 판교점도 아직 ‘샤넬’을 유치하지 못했고 1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매장은 몇 개 정도 남아 있다.
하지만 갤러리아 입장에서는 ‘샤넬’의 10억원을 대신할 브랜드를 찾는 게 쉽지 않다. 이게 바로 백화점이 무릎을 꿇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