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신세계, 삐에로 쑈핑은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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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신세계, 삐에로 쑈핑은 과연?

B급인생 0 2018.07.18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새로운 리테일 모델로 내세운 ‘삐에로 쑈핑’을 오픈하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마트는 ‘삐에로 쑈핑’은 일본의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한국 스타일로 변형했다고 밝혔다. 사실 대놓고 ‘돈키호테’를 배끼겠다고 선언하고 준비한 한국형 ‘돈키호테’인 셈이다.
‘삐에로 쑈핑’은 2층 규모로 지하 1층은 893㎡(270평), 지하 2층은 1620㎡(490평)로 총 2513㎡(760평) 면적이다. 이곳에는 이마트의 신선식품과 가전제품에서 명품까지 4만여개 상품이 배치됐다.
재미있는 점은 100원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운 성인용품, 코스프레용 가발·복장, 파이프 담배, 흡연 액세서리 등의 제품들을 숨기지 않고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이다. 최근 젊은층의 변화에 착안한 MD로 볼 수 있다. 이마트측은 취급 상품을 다이소와 50% 정도만 겹칠 수 있도록 했고 가격도 ‘돈키호테’보다 저렴하게 구성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중소기업 제품을 많이 다뤄 상품 구성이나 공급 측면에서 차별화 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매장 직원들이 착용한 유니폼 백면에는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라는 당당한 문구를 표시하며 B급 문화의 매장 컨셉을 전달한다. 

‘삐에로 쑈핑’의 모태인 ‘돈키호테’
펀&크레이지를 컨셉으로 한 ‘삐에로 쑈핑’은 대놓고 일본의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 일본의 ‘돈키호테’는 어떤 쇼핑몰인가? 사실 유통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본에 가보지 않았더라도 ‘돈키호테’라는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일본에서 새로운 유통으로 분류되는 ‘츠타야’와 함께 주목받는 유통채널이기 때문이다.
‘돈키호테’는 간판에서부터 ‘놀라움(驚)’과 ‘저렴함(安)’을 강조한다. 매장 크기는 작지만 대형마트에 버금갈 만큼 다채로운 상품을 갖췄다. 일본 현지에서는 슈퍼마켓과 편의점, 만물 잡화상을 합쳐놓은 공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돈키호테’는 지난 1978년 ‘도둑시장(泥棒市場)’이라는 이름의 잡화점을 창업한 야스다 타카오(安田隆夫)라는 사람이 1989년 1호점이 문을 열었다. 2017년 매출 8288억엔(8조3503억원), 영업이익 462억엔(4654억원)을 기록했고 2018년 6월 기준 전 세계에 403개의 점포가 있다. 현재는 자체 브랜드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대형 유통기업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돈키호테 매장은 압축진열(圧縮陳列)이라고 부르는 상품 진열 방식을 채택했다. 상품 진열대는 물론 소비자 머리 위에도 상품을 빼곡히 채우는 이 방식은 물건을 사는 소비자에게 ‘보물찾기’와 비슷한 재미를 준다는 것. 상품 구성도 지역과 매장 형태에 따라 다른데 역 주변에 위치해 주차장이 없는 매장의 경우 소비자가 쉽게 들고 갈 수 있는 식료품과 잡화, 생활용품 비율이 높고, 시 외곽지역에 위치해 자동차를 타고 와 쇼핑을 할 수 있는 매장의 경우 TV 등 부피가 큰 대형 상품 비중이 높다. 기존 슈퍼마켓 혹은 백화점을 돈키호테로 변신시킨 매장의 경우 육류 및 생선 등 신선식품을 주요 상품으로 취급한다.
또 같은 상품이라도 매장에 따라 가격이 다른 경우가 흔하다. 이유는 상품의 가격 결정 권한을 매장을 운영하는 점장 및 지역 매니저에게 전적으로 맡기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상품의 가치는 해당 지역 매장의 점장과 매니저가 가장 잘 안다는 판단에서다. 일부 매장은 ‘최저가 보장제도’를 시행하는 곳도 있다. 돈키호테에서 상품을 이미 샀더라도 다른 곳에서 같은 상품의 가격이 더 낮다면 차액만큼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특히 돈키호테는 ‘정열가격(情熱価格)’이라 불리는 자체 브랜드 상품도 판매한다. 브랜드 상품은 ‘최저가’를 추구하는 ‘정열가격’과 상품의 부가가치를 중시하는 ‘정열가격 플러스’, 품질을 우선으로 하는 ‘정열가격 프리미엄’으로 나뉜다.
영업시간도 매장별로 조금씩 다르며, 일부 매장의 경우 24시간제로 운영된다. 대부분의 매장은 오전 9~11시에 문을 열고 다음 날 새벽 3시에 문을 닫는다.
돈키호테는 매장 앞에 ‘돈펜’이라 불리는 펭귄 캐릭터 조형물 혹은 간판을 설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때문에 돈키호테를 방문한 대부분의 소비자는 ‘돈펜’ 캐릭터를 기억하며, 돈펜을 보면 돈키호테가 생각나도록 유도한다. 돈펜이 돈키호테 매장에 대한 소비자 친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1998년 태어난 돈펜은 20년의 세월 동안 ‘남극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자란 펭귄’, ‘취미는 밤길 산책’ 등 각종 설정이 추가되고, 돈펜을 이용한 캐릭터 상품이 개발되는 등 매장 홍보 캐릭터를 넘어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버금가는 인지도를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돈키호테 매장에는 소비자가 쇼핑 중에 계속 듣게 되는 ‘테마송’도 돈키호테 매장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돈키호테 테마송 ‘미라클 쇼핑 돈키호테’는 일본 현지에서 음악CD와 다운로드 음원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삐에로 쑈핑가 한국판 돈키호테가 되기 위해서는
신세계가 ‘삐에로 쇼핑’을 ‘돈키호테’를 벤치마킹해 한국에는 없는 B급 감성의 이색 유통을 선보였으나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우선 상품 소싱이다. 홀세일이 발달한 일본의 경우 여기저기에서 여러 가지 상품을 사입할 수 있고, 또 직접 생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몇몇 기업형 수입 및 제조 업체를 제외하고 이 같은 상품을 직접 생산하기가 만만치 않다. 소싱도 마찬가지다. 물론 지금은 다이소나 미니소와 같은 잡화점들이 크게 늘어나 이 같은 소싱의 문제를 상당수 해결하고 있으나 여전히 위탁과 홀세일 사이에서 신세계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아 이 같은 새로운 시스템이 소프트랜딩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유통 비용이다. 이 같은 B급 감성의 상품을 판매해서 이익을 얻으려면 박리다매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처럼 유통 비용이 높은 나라에서 이익률을 높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결국 신세계만 돈을 벌고 입점업체들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지금까지의 유통구조가 그대로 재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남는다.
세 번째 대기업의 유통 확장에 대한 우려다. 사실 우리나라는 롯데, 현대, 신세계라는 빅3 유통업체가 유통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구조다. 이런 유통업체들이 PB라는 이름을 내걸고 상품까지 독점하고 빵집에서 원부자재까지 수직적인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정부에서 소상공인, 혹은 재래시장, 전통의 유통을 지키기 위해 대형 유통업체들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대기업들이 이 같은 규제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으로 3000㎡ 이하의 유통을 새로운 전략으로 들고 나오고 있는데, 대표적인 케이스가 ‘삐에로 쑈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거의 모든 유통에서 이 같은 소규모 유통채널을 만들고 있는 것도 새로움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규제를 피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결국 대기업 유통을 규제하지 않으면 결국에 힘의 논리가 유통 세계를 지배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 많은 문제점이 있지만 다른 것들은 상황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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